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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의 "사과 정치"

글쓴이 : KH CANADA 날짜 : 2018-05-17 (목) 09:45


[경향신문]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사과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취임 후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만 4차례다. “정부의 목적은 과거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는 물론 전임 총리들과도 대비된다. 영국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는 "미안하다"는 말이 제2의 국가(國歌)가 됐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트뤼도 총리의 사과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8일 "MS 세인트루이스호 입항 거부 사건"에 대해 “조만간 의회에서 공식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1939년 독일의 유대인 난민 907명을 태운 세인트루이스호의 입항을 거부했는데, 이후 유럽으로 송환된 254명이 사망했다. 그는 “입항 거부는 유대인 승객뿐 아니라 그들의 후손과 공동체 전체를 실망시킨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11월에는 130년 전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일어난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1880년부터 1996년 사이 원주민 학생 15만명이 정부의 "강제 동화" 정책의 일환으로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던 기숙학교에 강제 수용됐고, 이 중 상당수가 신체적·성적 학대 등으로 사망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가 지금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고, 연설 도중 눈물을 보였다.

트뤼도 총리의 사과는 주로 인종적 소수나 성소수자를 향한다. 1914년 인도인 376명을 태운 고마가타 마루호의 입항을 거부한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2016년 5월)이나 1990년대 이전 성소수자 공무원에 대한 정부의 박해 행위에 대해 사과한 것(2017년 11월)이 대표적이다. "다양성"이라는 자유당의 가치를 보여줄 만한 사건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뤼도 총리의 사과는 "지연된 정의"를 실현시키고 공동체 통합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거듭된 사과에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토리당 마릴린 글라디 하원의원은 트뤼도 총리의 세인트루이스호 입항 거부 사건에 대한 사과 예고에 대해 “수십년 전 일어난 사건에 사과하는 것 이외에 뭘 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트뤼도 총리가 사과한 과거 캐나다의 대응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국경을 넘은 난민은 전년 대비 2배가 넘는다. 이 중 나이지리아 난민의 절반 이상이 난민심사에서 기각당해 추방 위기에 처했다. 가디언은 “과거 캐나다가 저지른 "부끄러운 행동"이 실제로 멈춰졌다면, 사과가 보다 더 설득력 있었을 것”이라며 “정의로운 국가가 되려면 사과 이상의 정책적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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